왜 지금 한국 취업비자 정보가 중요한가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는 42만 명을 돌파했다. 제조업 현장의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한국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했고, 2026년에도 이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복잡한 비자 체계와 까다로운 서류 요건 앞에서 많은 이들이 좌절한다. 몽골에서 온 바트볼드(32)씨는 "처음 한국에 올 때 비자 종류가 너무 많아 혼란스러웠다"며 "잘못된 정보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동료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 가이드는 한국 취업을 꿈꾸는 외국인들이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비자를 취득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담았다. 15년간 외국인 커뮤니티를 취재해온 경험과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 행정사, 실제 비자 취득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E-9 비자 vs H-2 비자: 당신에게 맞는 선택은?
E-9 비자 (비전문취업비자) - 고용허가제의 핵심
E-9 비자는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고용허가제(EPS: Employment Permit System)를 통해 발급받는 비자다.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네팔 등 16개 송출국가 국민이 대상이며,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업, 어업, 서비스업 5개 업종에서 일할 수 있다. 최초 입국 시 3년 체류가 가능하고, 고용주가 재고용을 원하면 1년 10개월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어 최대 4년 10개월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브로커 사기 위험이 적고,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2026년 기준 한국 최저시급은 10,030원이며, 월 209시간 기준 약 210만 원의 기본급을 받을 수 있다.
H-2 비자 (방문취업비자) - 동포를 위한 특별 경로
H-2 비자는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에 거주하는 외국국적동포를 위한 비자다. 한국 혈통을 증명할 수 있는 만 25세 이상의 동포가 신청할 수 있으며, E-9과 달리 자유롭게 직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체류 기간은 3년이며, 연장을 통해 최대 4년 10개월까지 머물 수 있다.
몽골 국적자의 경우 H-2 비자 대상이 아니므로 E-9 비자를 통해야 한다. 반면 중국 조선족 동포라면 H-2가 훨씬 유리하다. 업종 제한이 E-9보다 넓고, 고용주 변경 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E-9 비자 신청: 단계별 완벽 가이드
1단계: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 합격
고용허가제의 첫 번째 관문은 EPS-TOPIK이다. 일반 TOPIK과 다른 별도의 시험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각 송출국가에서 연 1~2회 시행한다. 듣기 25문항, 읽기 25문항 총 50문항이며, 2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시험 응시료는 국가별로 다르지만 대략 미화 24~35달러 수준이다.
합격 유효기간은 2년이다. 이 기간 안에 구인·구직 매칭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험을 다시 봐야 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온 응우옌 반 민(28)씨는 "시험 공부를 6개월 했다. 한국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고, 유튜브로 EPS-TOPIK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었다"고 합격 비결을 밝혔다.
- 시험 접수: 각국 송출기관 홈페이지 또는 한국산업인력공단 EPS센터
- 준비 교재: 한국산업인력공단 공식 교재 '표준 한국어' 무료 다운로드 가능
- 합격 기준: 200점 만점 중 80점 이상
2단계: 구직자 명부 등재 및 사전교육
시험에 합격하면 자국의 송출기관에 구직 신청을 한다. 몽골은 노동사회보장부, 베트남은 COLAB(해외노동관리국) 등 국가별 공식 기관이 있다. 절대로 사설 브로커를 통하지 말아야 한다. 고용허가제는 정부 대 정부(G2G) 시스템이므로 중개 수수료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구직자 명부에 등재되면 한국 고용주들이 이 명부를 보고 근로자를 선택한다. 선택되면 표준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출국 전 자국에서 45시간의 사전취업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 내용은 한국 노동법, 산업안전, 생활 문화 등이다.
3단계: 비자 발급 및 입국
근로계약 체결 후 한국 고용주가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으면, 근로자는 자국 주한 대사관에서 E-9 비자를 신청한다. 필요 서류는 다음과 같다:
- 여권 (유효기간 6개월 이상)
- 비자발급인정서 (사증발급인정번호)
- 사진 1매 (3.5cm x 4.5cm, 6개월 이내 촬영)
- 건강진단서 (지정병원에서 발급)
- 범죄경력증명서
- 비자 수수료: 약 미화 80달러
비자가 발급되면 3개월 이내에 한국에 입국해야 한다. 입국 후에는 지정된 사업장에서 즉시 근무를 시작하게 된다.
H-2 비자 신청: 동포를 위한 경로
자격 요건 확인
H-2 비자 신청 자격은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던 자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동포여야 한다. 만 25세 이상이어야 하며, 과거 한국 체류 중 법 위반 경력이 없어야 한다. 중국 조선족, CIS 고려인 등이 주요 대상이다.
신청 절차
H-2 비자는 두 가지 경로로 신청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한국에 8촌 이내 친척이 있어 초청을 받는 경우, 두 번째는 친척이 없어도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하거나 과거 한국 체류 경력이 있는 경우다.
- 초청 경로: 국내 친척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사증발급인정 신청 → 인정서 발급 → 본국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
- 무연고 경로: TOPIK 2급 이상 합격 또는 과거 E-9/H-2 체류 경력자 → 자국 대사관에 직접 신청
비자 수수료는 단수 비자 미화 40달러, 복수 비자 미화 100달러다. 입국 후 17일 이내에 외국인등록을 마쳐야 하며, 등록 수수료는 3만 원이다.
한국 도착 후 필수 절차
외국인등록 (도착 90일 이내)
한국에 91일 이상 체류하려면 반드시 외국인등록을 해야 한다. 가까운 출입국·외국인청 또는 출입국·외국인사무소를 방문하면 된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 Hi Korea (www.hikorea.go.kr)에서 미리 방문 예약을 하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필요 서류:
- 여권 및 사본
- 신청서 (현장 작성 가능)
- 사진 1매 (3.5cm x 4.5cm)
- 체류지 증명서류 (임대차계약서 또는 숙소 확인서)
- 수수료 3만 원
건강보험 가입
외국인등록 후 6개월이 지나면 국민건강보험 가입 의무가 생긴다. 직장에 다니는 경우 고용주가 절반을 부담하는 직장가입자가 된다. 2026년 기준 직장가입자 보험료율은 월 급여의 7.09%이며, 본인은 절반인 약 3.55%만 부담한다. 월 210만 원 급여자의 경우 약 7만 5천 원 수준이다.
통장 개설 및 휴대폰
급여를 받으려면 한국 은행 계좌가 필요하다. 외국인등록증과 여권을 지참하고 은행을 방문하면 된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서도 외국인 계좌 개설이 가능해졌다. 휴대폰은 외국인등록증 발급 후 SKT, KT, LGU+ 대리점에서 본인 명의로 개통할 수 있다. 선불폰은 등록증 없이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얻은 실전 팁 7가지
1. 브로커에게 돈을 주지 마라
고용허가제는 정부 시스템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규정상 구직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건강검진비와 출국비용뿐이다. 베트남 기준 약 630~700달러, 몽골 기준 약 500~550달러가 총비용이다. "한국에 빨리 보내준다"며 수천 달러를 요구하는 브로커는 100% 사기꾼이다.
2. 한국어 실력이 곧 경쟁력이다
EPS-TOPIK 점수가 높을수록 고용주에게 선택될 확률이 높아진다. 단순히 합격 점수인 80점을 목표로 하지 말고, 150점 이상을 목표로 공부하라. 입국 후에도 한국어를 꾸준히 공부하면 임금 협상과 직장 생활에서 큰 이점이 있다.
3. 근로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하라
표준근로계약서에는 임금, 근로시간, 휴일, 숙소 제공 여부 등이 명시되어 있다. 서명하기 전에 반드시 번역본을 확인하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송출기관 담당자에게 질문해야 한다. 계약 내용과 다른 조건을 강요받으면 즉시 외국인력지원센터(1577-0071)에 신고하라.
4. 사업장 변경 사유를 알아두라
E-9 비자는 원칙적으로 사업장 변경이 제한되지만, 다음 경우에는 가능하다:
- 사업장 폐업 또는 휴업
- 임금 체불 (2개월 이상)
- 근로조건 위반
- 폭행, 성희롱 등 인권 침해
- 상해 또는 질병으로 해당 사업장 근무 불가
사업장 변경은 사유 발생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구직 신청을 해야 하며, 3개월 이내에 새 사업장을 구해야 한다. 기간을 넘기면 출국해야 한다.
5. 체류기간 연장은 만료 4개월 전부터
체류기간 연장 신청은 만료일 4개월 전부터 가능하다. 반드시 만료 전에 신청해야 하며, 불법체류 시 향후 한국 입국이 5~10년간 금지된다. Hi Korea 앱이나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신청할 수 있다.
6. 산업재해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
작업 중 다치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호를 받는다. 치료비 전액, 휴업급여(평균임금의 70%), 장해급여 등을 받을 수 있다. 고용주가 산재 신청을 거부해도 근로자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할 수 있다. 전화 상담은 1588-0075다.
7. 무료 지원 서비스를 활용하라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무료 지원 서비스가 많다:
- 외국인력지원센터 (1577-0071): 근로 상담, 통역 지원, 임금체불 신고
- 다누리콜센터 (1577-1366): 여성 외국인을 위한 상담, 15개 언어 지원
- 서울글로벌센터 (02-2075-4180): 생활 정보, 법률 상담
- 외국인근로자 쉼터: 전국 주요 도시에 위치, 임시 숙소 및 상담 제공
2026년 한국 취업비자 전망
한국 정부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6년 E-9 비자 쿼터는 16만 5천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제조업과 농축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높다.
최근에는 숙련기능인력(E-7-4) 비자로 전환하는 길이 넓어졌다. E-9으로 4년 이상 성실하게 일하고, 한국어능력(TOPIK 4급 이상), 기술 자격증, 일정 소득 요건을 충족하면 장기 체류가 가능한 E-7-4로 바꿀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영주권(F-5) 취득의 길도 열린다.
캄보디아에서 온 쏙 비살(35)씨는 E-9으로 7년간 일한 뒤 E-7-4를 취득했다. 그는 "처음에는 3년만 일하고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기술을 익히니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불법이 아닌 합법의 길은 분명히 있다. 조금 느리더라도 그 길을 가라"는 그의 조언은 한국 취업을 꿈꾸는 모든 외국인에게 울림을 준다.
기억하라: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취업은 올바른 정보에서 시작된다. 정부 공식 채널을 통하고, 브로커를 경계하며, 한국어 실력을 키워라. 합법적인 길은 때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