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삼성동인가: 대한민국 비즈니스 회식의 중심
삼성동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코엑스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일대는 대한민국 기업 문화의 축소판이다. 한국무역협회 건물을 필두로 수백 개의 대기업 본사와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어, 퇴근 후 6시만 되면 골목골목이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로 북적인다. 2025년 삼성동 상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 음식점의 약 47%가 단체 회식 수요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총무 담당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디로 가야 실패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다. 가격 대비 만족도, 룸 분위기, 주차 편의성, 그리고 무엇보다 상사와 후배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미션. 15년간 강남 일대를 누비며 수백 곳의 식당을 취재해온 기자로서, 오늘 공개하는 7곳은 수십 번의 검증을 거친 '실패 없는' 리스트다.
한우 전문점: 접대와 회식의 격을 높이다
1. 도산명가 삼성점
삼성역 5번 출구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도산명가는 삼성동 한우 회식의 대명사다. 1997년 도산대로에서 시작해 3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한우 등급 중에서도 1++등급만 고집한다. 특히 회식 고객을 위한 '임원 코스'는 한우 꽃등심, 채끝, 육회, 된장찌개까지 포함해 1인 8만9천 원에 제공된다.
이곳의 진짜 강점은 룸 구성이다. 12인용 대형 룸부터 6인용 프라이빗 룸까지 총 8개의 개별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부서별 소규모 회식부터 전사 행사까지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다. 룸마다 개별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설치되어 있고, 테이블마다 배연 시스템이 완비되어 옷에 고기 냄새가 배는 것을 최소화했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512 지하1층
- 영업시간: 월~토 11:30-22:00 (일요일 휴무)
- 가격대: 1인 6만~12만 원 (코스 기준)
- 예약: 02-555-8892 / 네이버 예약 가능
- 주차: 건물 내 2시간 무료 (이후 10분당 1,000원)
인사이더 팁: 화요일 점심에는 '런치 스페셜'로 동일 코스를 20% 할인받을 수 있다. 단체 예약 시 최소 3일 전에 연락해야 원하는 룸을 확보할 수 있으며, 15인 이상 예약 시 꽃등심 추가 서비스가 제공된다.
2. 한우마을 코엑스점
코엑스몰 동문 바로 앞에 위치한 한우마을은 접근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삼성역 6번 출구 직결이라는 지하철 이용객에게 최적의 입지다. 2024년 리뉴얼을 거치며 인테리어를 전면 개편했는데, 전통 한옥 콘셉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부서장 세트'다. 한우 모둠 600g, 된장찌개, 계절 반찬 8종, 후식 수정과까지 4인 기준 32만 원이다. 1인당 8만 원으로 한우 회식치고는 합리적인 가격대이면서, 양과 질 모두 만족스럽다. 특히 직화구이 방식을 고수해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린다는 평가가 많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 영업시간: 매일 11:00-21:30 (백화점 영업시간 준수)
- 가격대: 1인 7만~10만 원
- 예약: 02-3467-8850 / 캐치테이블 예약 권장
- 주차: 백화점 주차장 이용 (식사 금액에 따라 2~4시간 무료)
일식 코스: 격식과 분위기를 동시에
3. 스시 오마카세 '겐로쿠'
삼성동 비즈니스 회식의 새로운 트렌드는 단연 오마카세다. 2023년 문을 연 겐로쿠는 일본 도쿄 긴자에서 15년간 수련한 김현우 셰프가 이끄는 곳으로, 오픈 1년 만에 미쉐린 가이드 서울 빕구르망에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회식 고객을 위한 '비즈니스 오마카세'는 저녁 코스로만 제공되며, 12관 니기리와 전채 3종, 구이 2종이 포함되어 1인 15만 원이다. 일반 오마카세와 달리 회식 특성을 고려해 코스 진행 속도를 조절해주고,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셰프의 설명도 간결하게 진행된다. 8인까지 수용 가능한 프라이빗 다이닝 룸은 별도 룸 차지 없이 이용 가능하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08 해성빌딩 2층
- 영업시간: 화~일 12:00-14:30, 18:00-21:30 (월요일 휴무)
- 가격대: 런치 8만 원 / 디너 15만~22만 원
- 예약: 02-501-0092 (전화 예약만 가능, 2주 전 예약 필수)
- 주차: 건물 내 주차 가능 (2시간 무료)
인사이더 팁: 월~목요일 저녁은 비교적 예약이 수월하다. 단체 예약 시 알레르기나 선호하지 않는 재료를 미리 알려주면 맞춤 코스로 조정해준다. 와인 콜키지는 병당 3만 원이지만, 10인 이상 단체는 콜키지 프리다.
4. 이자카야 '토라야'
격식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술과 함께 회식을 즐기고 싶다면 토라야가 정답이다. 삼성중앙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 골목 안쪽에 숨어 있어 아는 사람만 찾는 숨은 명소다. 일본 오사카 정통 이자카야를 표방하며, 80여 종의 사케와 소주를 보유하고 있다.
회식 코스는 크게 두 가지다. '카이세키 라이트'는 전채, 사시미, 구이, 튀김, 식사까지 1인 5만5천 원으로 가성비가 뛰어나다. '카이세키 풀코스'는 여기에 와규 스테이크와 디저트가 추가되어 1인 7만8천 원이다. 20인까지 수용 가능한 다다미 룸은 칸막이로 분리 가능해 10인 단위 회식에도 적합하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325 아이타워 지하1층
- 영업시간: 월~토 17:30-24:00 (일요일 휴무)
- 가격대: 1인 5만~8만 원 (주류 별도)
- 예약: 02-6205-1123 / 카카오톡 채널 예약
- 주차: 건물 지하주차장 1시간 무료
중식: 원탁의 마법, 대화가 살아나는 회식
5. 팔선생 삼성점
중식 회식의 장점은 원탁이다. 상석 개념이 희미해지고, 모든 참석자가 동등하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 팔선생은 이런 중식 회식의 장점을 극대화한 공간이다. 삼성역 2번 출구에서 도보 7분, 포스코타워 옆 골목에 위치해 있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단연 '베이징덕 코스'다. 베이징덕 1마리, 유산슬, 깐풍기, 짜장면 또는 짬뽕 선택, 탕수육까지 4인 기준 28만 원이다. 베이징덕은 주문 후 40분간 화덕에서 직접 구워내는데,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의 조화가 일품이다. 룸은 8인, 12인, 20인용 세 종류가 있으며, 모든 룸에 가라오케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87길 36 삼성파이낸스빌딩 지하2층
- 영업시간: 매일 11:30-15:00, 17:30-22:00
- 가격대: 1인 4만~7만 원
- 예약: 02-569-8882 / 네이버 예약
- 주차: 빌딩 주차장 3시간 무료
인사이더 팁: 베이징덕은 하루 10마리 한정이므로 예약 시 반드시 덕 예약을 함께 해야 한다. 20인 이상 단체는 '전복요리'가 서비스로 제공되며, 2차로 이동하지 않고 룸에서 가라오케까지 해결할 수 있어 총무 입장에서 동선 관리가 편하다.
한정식: 어른들을 위한 품격 있는 선택
6. 삼청각 별관 '송림재'
임원급 회식이나 VIP 접대라면 삼청각 별관 송림재를 추천한다. 원래 청와대 영빈관으로 사용되던 삼청각의 분위기를 계승한 이곳은, 전통 한옥 건물에서 현대 한정식을 선보인다. 삼성동에서 차로 15분 거리지만, 회식의 격을 높이고 싶다면 이동 시간을 감수할 가치가 충분하다.
코스는 '송' '림' '재' 세 가지로 구성된다. 가장 인기 있는 '림 코스'는 전복죽, 모듬 전채, 한우 갈비찜, 해물찜, 계절 나물, 식사, 후식까지 1인 12만 원이다. 모든 좌석이 독립된 한옥 별채로 구성되어 있어 완벽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6인 별채부터 30인 대연회장까지 다양한 규모의 공간이 있다.
- 주소: 서울시 성북구 대사관로 3
- 영업시간: 매일 12:00-15:00, 18:00-21:00 (월요일 휴무)
- 가격대: 1인 8만~18만 원
- 예약: 02-765-3700 (1주일 전 예약 필수)
- 주차: 전용 주차장 무료
가성비 회식: 분위기와 실속을 동시에
7. 브루어리 펍 '더 부스 삼성'
MZ세대 중심의 팀이라면, 또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회식을 원한다면 더 부스가 제격이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씬을 이끄는 더 부스가 삼성동에 연 이 지점은, 12종의 자체 양조 맥주와 펍 푸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삼성역 3번 출구에서 도보 2분, 접근성도 발군이다.
회식 패키지는 '팀 빌딩 세트'로 운영된다. 맥주 무제한(2시간)과 피자 2판, 치킨 윙, 나초 플래터가 포함되어 1인 4만5천 원이다. 단체석은 최대 40인까지 수용 가능하며, 프로젝터와 스크린이 설치되어 간단한 시상식이나 프레젠테이션도 가능하다. 금요일 저녁에는 DJ가 상주해 클럽 분위기로 변신한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150 1층
- 영업시간: 월~목 17:00-01:00, 금~토 17:00-02:00, 일 17:00-24:00
- 가격대: 1인 3만~5만 원
- 예약: 02-515-9225 / 인스타그램 DM
- 주차: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도보 3분)
인사이더 팁: 수요일은 '해피아워'로 전 메뉴 20% 할인이 적용된다. 10인 이상 단체 예약 시 맥주 시음 세트(6종)가 무료 제공되며, 사전에 요청하면 맥주 양조 과정 설명 이벤트도 가능하다.
회식 장소 선정, 이것만은 기억하라
15년간 강남 일대를 취재하며 깨달은 회식 장소 선정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참석자의 연령대와 직급 구성을 먼저 파악하라. 임원이 포함된 자리라면 한정식이나 고급 한우, MZ세대 중심이라면 이자카야나 펍이 적합하다. 둘째, 예약은 최소 1주일 전에 하라. 삼성동의 인기 회식 장소들은 목요일, 금요일 저녁 자리가 2주 전에 마감되는 경우가 흔하다.
셋째, 총무의 부담을 줄이는 장소를 선택하라. 주차가 편리한지, 룸 이용 시 추가 비용은 없는지, 회식 후 2차 이동이 용이한 입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위에 소개한 7곳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삼성동에서 가장 검증된 회식 장소들이다. 다음 회식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