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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브런치 성지순례: 현지인만 아는 감성 카페 5곳, 주말 웨이팅 2시간의 비밀

시스템 관리자 2026-01-19 211 원문
요약: 강남 15년 차 기자가 직접 발품 팔아 찾은 압구정 브런치 명소. 인스타 감성과 맛을 동시에 잡은 카페들의 숨겨진 이야기와 예약 없이 입장하는 법까지 공개한다.

압구정, 서울 브런치 문화의 최전선에 서다

일요일 오전 11시,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골목으로 향한다. 손에는 하나같이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입가에는 기대감이 서려 있다. 이들의 목적지는 하나, 브런치 카페다. 압구정동은 어느새 서울에서 가장 치열한 브런치 격전지가 되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압구정동에만 새로운 브런치 카페가 23곳이나 문을 열었다. 그러나 살아남은 곳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감성만으로는 6개월을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 이 동네의 냉정한 현실이다. 15년간 강남 지역을 취재해온 기자의 눈으로 본 진짜 실력파 브런치 카페,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1. 메종 드 라 플뢰르: 프렌치 감성의 정점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에서 도보 7분, 고급 주택가 사이에 숨어 있는 이 카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간판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주말이면 오전 9시부터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메종 드 라 플뢰르가 압구정 브런치 신(scene)의 정점에 선 이유는 명확하다.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 출신 셰프가 직접 만드는 크루아상의 128겹 결이 입안에서 살살 녹기 때문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트러플 에그 베네딕트'(32,000원)는 예약 없이 맛보기 어렵다. 하루 한정 30인분만 준비된다. 제주산 유기농 달걀 위에 이탈리아산 블랙 트러플이 아낌없이 뿌려지고, 홈메이드 올랑데즈 소스가 완성한다. 함께 나오는 브리오슈는 전날 밤 10시간 저온 발효를 거친 것이다.

인사이더 정보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42길 15, 1층
  • 영업시간: 화~일 09:00-18:00 (월요일 휴무, 라스트오더 17:00)
  • 가격대: 브런치 세트 28,000~45,000원, 음료 8,000~12,000원
  • 예약: 네이버 예약 필수, 2주 전 오픈 (매주 월요일 오후 2시)
  • 주차: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시간당 3,000원)
꿀팁: 평일 오전 10시에 방문하면 웨이팅 없이 입장 가능하다. 창가 자리를 원한다면 예약 시 '윈도우 시트' 요청을 메모에 남겨두자.

2. 카페 온도: 미니멀리즘의 극치

흰색과 회색, 그리고 자연광만으로 완성된 공간. 카페 온도는 '덜어냄의 미학'을 보여주는 곳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부부가 운영하는 이 카페는 2024년 오픈 직후 인스타그램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현재 팔로워 12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의 성지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경쟁력은 외관이 아니다. 매일 아침 직접 굽는 사워도우 브레드가 핵심이다. 72시간 자연 발효한 반죽에서 나오는 은은한 신맛과 쫄깃한 식감은 단숨에 이 동네 최고로 인정받았다. '아보카도 사워도우 토스트'(22,000원)는 뉴질랜드산 아보카도 반 개가 통째로 올라간다. 포치드 에그를 터뜨리는 순간, 노른자가 흘러내리며 아보카도와 어우러지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다.

인사이더 정보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61길 7, 2층
  • 영업시간: 매일 08:30-21:00 (브런치는 08:30-14:00)
  • 가격대: 토스트류 18,000~25,000원, 커피 6,500~9,000원
  • 예약: 현장 대기만 가능, 전화 02-541-0000
  • 주차: 불가 (압구정로데오역 공영주차장 이용 권장)
꿀팁: 오후 1시 30분 이후 방문하면 브런치 메뉴 소진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 사워도우 빵만 따로 구매도 가능한데(1덩이 15,000원), 이건 오전 11시면 매진된다.

3. 글라스하우스 압구정: 온실 속 비밀 정원

4층 건물 전체가 하나의 카페다. 1층 베이커리, 2층 브런치 홀, 3층 프라이빗 룸, 4층 루프탑 가든. 글라스하우스 압구정은 '압구정 브런치의 종합선물세트'라 불린다. 건물 외벽을 덮은 유리창 너머로 쏟아지는 자연광은 어떤 각도에서 찍어도 인생샷을 보장한다.

이곳의 대표 메뉴 '가든 브런치 플레이트'(38,000원)는 한 접시에 압구정의 트렌드를 모두 담았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 연어 크로와상 샌드위치, 프렌치토스트, 계절 과일이 원목 트레이 위에 아트워크처럼 배치된다. 식사 시간은 평균 90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 집의 철학이다.

운영진의 이력이 흥미롭다. 전직 패션 에디터와 호텔리어 출신 두 친구가 의기투합해 만든 공간이다. 직원들의 유니폼부터 냅킨 하나까지 모두 커스텀 제작이다.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인사이더 정보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50길 8
  • 영업시간: 수~월 10:00-22:00 (화요일 휴무, 브런치 10:00-15:00)
  • 가격대: 브런치 28,000~48,000원, 디저트 12,000~18,000원
  • 예약: 캐치테이블 예약, 주말은 3주 전 마감
  • 주차: 건물 내 5대 무료 (2시간), 발렛 서비스 5,000원
꿀팁: 4층 루프탑은 예약 시 별도 요청해야 이용 가능하다. 날씨 좋은 날 이곳에서 브런치를 즐기면 마치 유럽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반려동물 동반은 1층과 4층에서만 가능하다.

4. 오뗄르 키친: 호텔 다이닝의 품격

입구에서부터 다르다. 유니폼을 갖춰 입은 직원이 문을 열어주고, 자리까지 에스코트한다. 오뗄르 키친은 특급 호텔 레스토랑 출신 셰프팀이 만든 '동네 파인다이닝 브런치'다.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압구정 주민들 사이에서 '특별한 날 가는 곳'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클래식 베네딕트 코스'(55,000원)는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5가지 구성이다. 시작은 제철 과일 아뮤즈부쉬, 이어서 비시수아즈 수프, 메인인 에그 베네딕트, 미니 샐러드, 마무리는 바닐라 크렘 브륄레다. 모든 재료는 당일 새벽 가락시장에서 공수한다.

이곳의 숨겨진 메뉴가 있다. 메뉴판에 없는 '셰프스 초이스 브런치'(70,000원)다. 그날의 최고급 재료로 셰프가 즉석에서 구성한다. 예약 시 미리 요청해야 하며, 하루 5팀 한정이다.

인사이더 정보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45길 20, 지하 1층
  • 영업시간: 목~화 11:00-15:00, 18:00-22:00 (수요일 휴무)
  • 가격대: 브런치 코스 45,000~70,000원, 단품 25,000~35,000원
  • 예약: 전화 예약 필수 02-545-0000, 노쇼 시 위약금 발생
  • 주차: 발렛 파킹 무료
꿀팁: 기념일이라면 예약 시 미리 알려주자. 디저트 플레이팅에 축하 메시지를 새겨준다. 와인 페어링(+25,000원)을 추가하면 브런치의 격이 달라진다.

5. 르 쁘띠 자르댕: 숨은 보석을 발견하는 기쁨

네이버 지도에도 잘 뜨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도 3천 개가 채 안 된다. 그러나 압구정 토박이들 사이에서 르 쁘띠 자르댕은 '진짜 맛집'으로 통한다. 골목 안쪽 낡은 주택을 개조한 이 카페는 프랑스 시골 할머니 집을 연상시킨다.

주인장은 파리에서 10년간 파티시에로 일한 경력자다. 직접 만드는 '키슈 로렌'(18,000원)은 프랑스 현지의 맛 그대로다. 바삭한 파이지 위에 베이컨, 그뤼에르 치즈, 크림이 조화를 이룬다. 함께 나오는 계절 채소 샐러드는 아침마다 주인장이 직접 드레싱을 만든다.

좌석은 단 12석. 예약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 운 좋게 자리를 잡으면 마치 비밀 클럽에 입장한 기분이 든다. 단골들은 오픈 시간 30분 전부터 줄을 선다.

인사이더 정보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46길 23
  • 영업시간: 금~화 09:00-17:00 (수, 목 휴무)
  • 가격대: 키슈/타르트 15,000~20,000원, 커피 7,000원
  • 예약: 불가, 선착순 입장
  • 주차: 불가
꿀팁: 금요일 오전이 가장 여유롭다. 디저트 케이스의 과일 타르트는 계절마다 바뀌는데, 겨울에는 딸기 타르트가 압권이다. 주인장과 눈이 마주치면 살짝 미소를 지어보자. 메뉴에 없는 '오늘의 특별 키슈'를 추천받을 수 있다.

압구정 브런치, 제대로 즐기는 법

압구정 브런치 문화의 핵심은 '기다림'과 '발견'에 있다. 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자만이 최고의 한 접시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현명한 방법도 있다. 평일 오전, 특히 화요일과 수요일은 대부분의 인기 카페가 한산하다. 주말의 절반 이하 대기 시간으로 같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또 하나의 팁은 '브런치 투어'다. 한 곳에서 풀코스를 먹기보다, 2~3곳을 돌며 각 집의 시그니처 한 가지씩만 맛보는 방식이다. 메종 드 라 플뢰르의 크루아상, 카페 온도의 커피, 르 쁘띠 자르댕의 키슈를 조합하면 압구정 브런치 신의 정수를 한나절에 경험할 수 있다.

압구정동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새로운 카페가 문을 열고, 또 어떤 곳은 조용히 사라진다. 그러나 이 다섯 곳만큼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맛과 공간, 그리고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말, 압구정으로 브런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한 끼의 식사가 하루를 바꾸고, 때로는 삶의 작은 위안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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