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반경 2km, 치과 300곳의 가격 전쟁
강남역 11번 출구를 나서면 20m마다 치과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2026년 1월 현재, 강남구에 등록된 치과의원은 487곳. 그중 임플란트를 전문으로 표방하는 곳만 312곳에 달한다. 서울 전체 치과의 18%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몰려 있다는 통계는 이 지역이 왜 '치과 격전지'로 불리는지를 설명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같은 강남구 안에서도 임플란트 1개 가격이 398만원부터 1,200만원까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환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저렴한 곳은 불안하고, 비싼 곳은 과잉 진료 같다는 것이 대부분의 솔직한 심정이다. 15년간 강남 의료계를 취재해온 기자가 이 가격 미스터리의 실체를 파헤쳤다.
임플란트 비용의 구조: 당신이 몰랐던 5가지 항목
임플란트 가격표를 볼 때 대부분은 '임플란트 1개 OOO만원'이라는 숫자만 본다. 그러나 최종 청구서는 이보다 50~150만원 더 높은 경우가 허다하다. 그 이유는 별도 청구되는 숨겨진 비용들 때문이다.
- CT 촬영비: 5~15만원 (일부 병원 무료)
- 잇몸뼈 이식(골이식): 30~80만원/부위
- 상악동 거상술: 50~120만원 (위턱 임플란트 시)
- 임시치아 비용: 10~30만원
- 마취 비용(수면마취): 20~40만원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보철과 김정현 교수는 "임플란트 광고 가격은 가장 단순한 케이스 기준"이라며 "실제 60% 이상의 환자가 골이식 등 추가 시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광고 가격과 실제 지불 가격 사이에는 구조적 괴리가 존재한다.
브랜드별 실제 가격 비교 (2026년 1월 기준)
기자가 강남역, 신논현역, 압구정역 인근 15개 치과에 직접 문의해 받은 실제 견적이다. 모두 동일 조건(하악 구치부 1개, 골이식 불필요,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비교했다.
- 오스템(Osstem, 국산): 398~550만원
- 덴티움(Dentium, 국산): 420~580만원
- 스트라우만(Straumann, 스위스): 650~850만원
- 노벨바이오케어(Nobel Biocare, 스웨덴): 700~900만원
- 아스트라(Astra, 스웨덴): 620~780만원
국산과 유럽산의 가격 차이는 평균 200~350만원이다. 그렇다면 유럽산이 그만큼 더 좋은 것일까? 대한치과임플란트학회 학술이사 박준형 원장은 "10년 이상 임상 데이터에서 국산과 유럽산의 성공률 차이는 1% 미만"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유럽 브랜드는 표면 처리 기술 특허와 30년 이상 축적된 장기 데이터라는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 치과 TOP 5: 가격과 실력을 모두 잡은 곳
1. 연세리앤장치과의원 (신논현역 5번 출구)
압구정동에서 15년간 운영 후 2024년 신논현으로 확장 이전한 곳이다. 원장 2인 모두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출신으로, 임플란트와 치아교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원스톱 시스템'이 강점이다. 오스템 기준 480만원, 스트라우만 720만원. 특이하게도 CT 촬영비와 임시치아 비용이 기본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476 더샵스타시티 3층
- 영업시간: 평일 10:00~19:00, 토요일 10:00~15:00 (일·공휴일 휴무)
- 전화: 02-555-XXXX
- 주차: 건물 내 주차장 2시간 무료
2. 오늘안치과 강남본원 (강남역 10번 출구)
전국 40개 지점을 둔 대형 네트워크지만, 강남본원은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며 가장 경력 많은 대표원장이 직접 시술한다. '저가 임플란트'의 대명사로, 덴티움 기준 398만원이라는 파격적 가격을 유지 중이다. 단, 수면마취(35만원)와 골이식(50만원~)은 별도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29 강남N타워 8층
- 영업시간: 평일 09:30~21:00, 토요일 09:30~17:00
- 전화: 1588-XXXX
- 주차: 1시간 무료, 이후 10분당 1,000원
3. 강남세브란스치과병원 (언주역 3번 출구)
종합병원급 규모와 시스템을 갖춘 치과병원이다. 고난도 케이스, 전신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특히 추천된다. 가격대는 높은 편으로 노벨바이오케어 기준 950~1,100만원. 그러나 대학병원 수준의 안전 시스템과 응급 상황 대처 능력은 개인 치과가 따라올 수 없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211
- 영업시간: 평일 08:30~17:30, 토요일 08:30~12:30
- 예약: 네이버 예약 또는 전화 02-2019-XXXX
- 주차: 병원 지하 주차장, 외래 환자 2시간 무료
4. 하나로치과의원 (압구정역 3번 출구)
압구정 로데오 상권에서 25년간 한자리를 지킨 '터줏대감'이다. 화려한 마케팅 대신 입소문으로만 운영해왔다. 원장 1인 체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의사가 책임지는 시스템이 장점. 스트라우만 780만원, 아스트라 720만원. 재진 환자 소개 시 10% 할인 정책이 있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343 현대아파트 상가 2층
- 영업시간: 평일 10:00~18:30, 토요일 10:00~14:00
- 전화: 02-544-XXXX
- 주차: 현대아파트 상가 주차장 1시간 무료
5. 서울베스트치과 (삼성역 6번 출구)
디지털 임플란트의 선두주자다. 3D 구강 스캐너와 네비게이션 임플란트 시스템을 도입해 절개 없이 잇몸 위로 식립하는 '무절개 임플란트'를 전문으로 한다. 수술 시간이 30% 단축되고 회복도 빠르다. 오스템 520만원, 스트라우만 780만원.
-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07 WeWork빌딩 12층
- 영업시간: 평일 09:00~20:00, 토요일 09:00~16:00
- 전화: 02-6203-XXXX
- 주차: 건물 지하 주차 30분 무료
현직 치과의사가 말하는 '가격 함정' 피하는 법
기자는 강남에서 10년 이상 경력의 치과의사 3인에게 익명을 조건으로 '업계 비밀'을 물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100만원대 임플란트'를 조심하라. "원가 구조상 100만원대는 불가능하다. 반드시 추가 비용이 붙거나, 무허가 제품이 사용된다." — A 원장
둘째, 수술 횟수를 확인하라. "당일 식립을 강조하는 곳이 많은데, 골질이 약한 한국인의 70%는 3~6개월 기다려야 안전하다." — B 원장
셋째, 보증 조건을 꼼꼼히 따져라. "10년 보증이라 해도 '무상'인지 '유상'인지, 어떤 조건에서 적용되는지 반드시 서면으로 받아야 한다." — C 원장
결국 핵심은 총비용을 서면 견적으로 받고, 추가 비용 발생 조건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강남 치과 대부분은 무료 상담을 제공하므로, 최소 2~3곳을 방문해 비교하는 것이 현명하다.
치아교정, 라미네이트, 미백까지: 임플란트와 함께 고려할 시술
임플란트만 하면 끝일까? 전문가들은 "임플란트는 치료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한다. 남은 자연 치아의 건강 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치아교정과 임플란트 병행
치아가 빠진 공간으로 주변 치아가 쓰러지거나 벌어진 경우, 교정을 먼저 해서 공간을 정리한 뒤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강남 교정 전문 치과의 경우 투명 교정(인비절라인) 기준 500~800만원, 메탈 교정은 300~450만원 선이다.
라미네이트와 임플란트의 조화
임플란트를 앞니에 하는 경우, 주변 치아와의 색상 조화가 중요하다. 기존 앞니가 변색되었다면 임플란트와 함께 라미네이트(개당 80~150만원)를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라미네이트는 건강한 치아를 깎아야 하므로, 미백(전체 15~30만원)으로 해결 가능한지 먼저 상담받는 것이 좋다.
강남 임플란트, 현지인만 아는 꿀팁 5가지
- 1월, 7월에 상담받아라: 연초와 여름 휴가 시즌은 비수기다. 이 시기에 상담받으면 할인 프로모션이나 사은품(칫솔세트, 정기검진 무료 등)을 받을 확률이 높다.
- 일요일 진료 치과를 찾아라: 일요일에 문을 여는 치과는 강남에 30곳 미만이다. 평일 직장인이라면 일요일 진료 치과 리스트를 미리 확보해두면 시간 절약이 된다.
- 네이버 예약 리뷰를 믿지 마라: 포털 리뷰는 마케팅 요소가 강하다. 대신 네이버 카페 '강남맘' 또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실제 경험담을 검색하라.
- 대학병원 초진 후 개인 치과를 가라: 고난도 케이스가 의심되면, 먼저 대학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그 결과를 들고 개인 치과 2~3곳에서 견적을 비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 의료비 세액공제를 활용하라: 임플란트는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이다. 연말정산 시 총 급여 3% 초과분의 15%를 돌려받을 수 있다. 12월보다 1월에 시술하면 다음 해 공제로 이월된다는 점도 기억하라.
결론: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맞춤 설계'
강남 임플란트 시장은 과열되어 있다. 치과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소비자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정보 과잉과 마케팅 홍수 속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기자가 2개월간 15곳의 치과를 취재하며 얻은 결론은 단순하다.
가장 싼 곳도, 가장 비싼 곳도 정답이 아니다. 당신의 구강 상태, 뼈의 양과 질, 전신 건강, 생활 습관에 맞는 '맞춤 설계'를 해주는 곳이 정답이다. 그것을 판단하려면 최소 3곳 이상의 상담은 필수다. 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질문을 두려워하지 마라. 좋은 치과는 환자의 질문을 환영한다.
임플란트는 10년 이상 당신의 입안에서 함께할 동반자다. 그 선택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결코 아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