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씬의 심장, 강남에서 펼쳐지는 1월의 예술 향연
청담동 갤러리 거리를 걷다 보면 문득 깨닫게 된다. 이곳이 왜 '한국의 첼시'라 불리는지를.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앞다투어 분점을 내고, 억 단위 작품이 거래되는 이 거리에서 2026년 새해 첫 전시 시즌이 시작됐다. 15년간 강남 아트씬을 취재해온 기자의 눈으로 본 이번 1월은 특별하다. 팬데믹 이후 가장 활발한 갤러리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시장 분석기관 아트프라이스에 따르면, 2025년 한국 미술시장 거래액은 전년 대비 23% 성장했으며, 그 중심에 강남권 갤러리들이 있다.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컬렉팅의 첫 발을 내딛으려는 이들에게 이번 1월은 절호의 기회다. 신진작가 발굴전부터 블루칩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까지, 스펙트럼이 그 어느 때보다 넓기 때문이다.
청담동 갤러리 거리: 세계적 갤러리들의 격전지
1. 가나아트센터 -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들》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 갤러리인 가나아트센터가 야심 차게 준비한 기획전이다.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등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 50여 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박서보 화백의 '묘법' 시리즈 중 미공개작 3점이 최초 공개되어 컬렉터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시 기간: 2026년 1월 8일 ~ 2월 28일
관람 시간: 화~일요일 10:00-19: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15,000원, 학생 10,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 464 (청담동)
문의: 02-720-1020
- 교통: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에서 도보 7분
- 주차: 건물 내 지하주차장 이용 가능 (2시간 무료, 이후 10분당 1,000원)
- 인사이더 팁: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큐레이터 도슨트 프로그램 운영. 사전 예약 필수이며, 작품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 페이스 갤러리 서울 - 《데이비드 호크니: 봄의 도래》
뉴욕, 런던, 홍콩에 이어 서울에 자리 잡은 메가 갤러리 페이스가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신작을 선보인다. 2025년 노르망디에서 제작한 아이패드 드로잉 연작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 88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새로운 매체에 도전하는 거장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전시 기간: 2026년 1월 15일 ~ 3월 15일
관람 시간: 화~토요일 10:00-18:00, 일·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537 (청담동)
문의: 02-6095-0955
- 교통: 압구정로데오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주차: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권장 (청담공영주차장 10분당 600원)
- 인사이더 팁: 오프닝 주간(1월 15일~18일)에는 전시장이 매우 혼잡하다. 평일 오전 10시 개관 직후가 가장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시간대다.
3. 국제갤러리 - 《양혜규: 소리 나는 조각》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 갤러리인 국제갤러리의 K3 건물에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 양혜규의 개인전이 열린다. 블라인드 설치 작업으로 유명한 작가의 신작 사운드 조각 시리즈가 전시된다. 관람객이 작품 사이를 거닐며 청각과 시각이 교차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전시 기간: 2026년 1월 10일 ~ 2월 23일
관람 시간: 월~토요일 10:00-18:00, 일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 807 (청담동)
문의: 02-3215-0090
컬렉터 TIP: 국제갤러리는 K1, K2, K3 세 개 건물로 나뉘어 있다. 건물마다 다른 전시가 진행되니 시간 여유를 두고 모두 둘러보길 권한다. 도보 5분 거리에 아라리오갤러리도 있어 함께 관람하기 좋다.
논현동·신사동: 떠오르는 아트 핫플레이스
4. 아트선재센터 - 《신진작가 공모 선정작가전》
매년 주목받는 아트선재센터의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역대 수상작가 중 현재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15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별전이 마련됐다. 특히 2015년 수상자 김희천 작가의 초기작과 최신작을 비교 감상할 수 있어, 작가의 성장 궤적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전시 기간: 2026년 1월 5일 ~ 2월 15일
관람 시간: 화~일요일 11:00-19: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8,000원, 학생 5,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 807 (신사동)
문의: 02-3443-6501
- 교통: 신사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주차: 건물 내 주차장 없음. 인근 코인파킹 이용 (시간당 4,000원)
- 인사이더 팁: 지하 1층 아트샵에서 전시 도록과 함께 한정판 굿즈를 판매한다. 소장 가치가 높아 오프닝 당일 품절되는 경우가 많으니 서둘러야 한다.
5. 리안갤러리 - 《사진, 기억을 담다》
사진 전문 갤러리 리안갤러리에서 한국 사진사의 흐름을 조망하는 대규모 기획전을 연다. 구본창, 배병우, 노순택 등 한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작가 12인의 작품 80여 점이 전시된다. 디지털 시대에 필름으로만 작업하는 작가들의 고집과 그 결과물이 주는 울림이 남다르다.
전시 기간: 2026년 1월 12일 ~ 2월 28일
관람 시간: 화~토요일 10:30-18:30, 일·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318 (논현동)
문의: 02-544-6070
포토존 정보: 전시장 3층 테라스에서 청담동 갤러리 거리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일몰 시간대의 조명이 특히 아름답다.
삼성동·역삼동: 대형 미술관의 블록버스터 전시
6. 플라토 미술관 - 《모네에서 호크니까지: 인상주의 150년》
삼성동 로데오거리 인근에 위치한 플라토 미술관이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블록버스터 전시다. 오르세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대여한 인상주의 및 후기 인상주의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모네의 '수련' 연작,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습작 등 교과서에서만 보던 작품을 실물로 만날 수 있다.
전시 기간: 2026년 1월 3일 ~ 4월 30일
관람 시간: 화~일요일 10:00-20:00 (입장 마감 19: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20,000원, 청소년 15,000원, 어린이 12,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508 (삼성동)
문의: 02-548-8800
예약: 인터파크 티켓, 네이버 예약 (주말 사전 예약 필수)
- 교통: 삼성역 6번 출구에서 도보 3분
- 주차: 삼성동 공영주차장 이용 (10분당 500원, 전시 관람 시 2시간 무료 도장)
- 인사이더 팁: 매주 수요일은 '뮤지엄 나이트'로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오후 6시 이후 입장 시 30% 할인된다. 야간 조명 아래 작품이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7.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 《디지털 아트의 현재와 미래》
용산에 본관이 있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이 강남에 새롭게 문을 연 분관에서 첫 기획전을 선보인다. 팀랩(teamLab), 레픽 아나돌, 정연두 등 디지털 아트 분야의 선구자들이 참여한 몰입형 전시다. 1,000평 규모의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되어 관람객은 작품 속을 거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 기간: 2026년 1월 20일 ~ 5월 31일
관람 시간: 화~일요일 10:00-19: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18,000원, 청소년 14,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 (삼성동) 코엑스몰 내
문의: 02-6040-2345
예약: 공식 홈페이지 사전 예약제 운영
- 교통: 삼성역 5번 출구 코엑스몰 연결통로 직결
- 주차: 코엑스 주차장 이용 (10분당 1,200원, 카드사 제휴 할인 가능)
- 인사이더 팁: 전시장 내 촬영이 가능하지만, 삼각대와 플래시는 금지다. 스마트폰 야간 모드로 촬영하면 몽환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전시 관람을 200% 즐기는 인사이더 가이드
갤러리 호핑 추천 코스
코스 A (청담동 집중 탐방, 약 4시간): 페이스 갤러리 → 국제갤러리(K1, K2, K3) → 가나아트센터 → 아라리오갤러리. 점심은 청담동 '권숙수'에서 한정식으로, 오후 티타임은 '오설록 티하우스 청담'에서 말차 디저트를 추천한다.
코스 B (신사동-논현동 루트, 약 3시간): 아트선재센터 → 리안갤러리 → 갤러리 바톤. 신사역 가로수길에서 출발해 도보로 이동 가능하며, 갤러리 사이사이 숍과 카페가 많아 여유로운 산책 코스로도 좋다.
코스 C (삼성동 대형 전시 집중, 약 5시간): 플라토 미술관 →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분관 → 코엑스 아쿠아리움.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추천하는 코스로, 코엑스몰 내 다양한 식당가에서 식사 해결이 용이하다.
알아두면 유용한 팁 5가지
- 문화가 있는 날: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대부분의 미술관·갤러리가 무료 또는 할인 입장을 실시한다. 1월 28일이 해당일이니 일정을 맞춰보자.
- 아트패스 구매: 강남문화재단에서 발행하는 '강남 아트패스'(30,000원)를 구매하면 협약 갤러리 10곳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 도슨트 예약: 유명 전시의 경우 큐레이터 해설 프로그램이 빠르게 마감된다. 최소 1주일 전 예약이 필수다.
- 사진 촬영: 대부분의 상업 갤러리는 SNS 홍보를 위해 촬영을 허용하지만, 미술관 대여 작품의 경우 촬영이 금지된 경우가 많다. 입장 시 반드시 확인하자.
- 오프닝 리셉션: 갤러리 오프닝 행사에 참석하면 작가와의 대화, 무료 음료 등의 혜택이 있다. 각 갤러리 인스타그램에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에필로그: 예술이 일상이 되는 곳, 강남
강남 갤러리 거리를 처음 취재했던 2011년, 이곳은 소수 컬렉터들만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청담동 거리를 걷는 이들의 면면이 달라졌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아이 손을 잡고 온 젊은 부모들, 혼자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는 직장인들까지. 예술이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의 일부가 되고 있다.
2026년 1월, 강남의 갤러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전시로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세계적 거장의 작품부터 신진작가의 실험적인 시도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전시들이 기다리고 있다. 추운 겨울, 따뜻한 갤러리 안에서 예술과 함께하는 시간을 계획해보자. 어쩌면 평생 기억에 남을 작품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Editor's Pick: 이번 달 가장 주목할 전시를 단 하나만 꼽으라면, 페이스 갤러리의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를 추천한다. 무료 입장에 작품의 질도 압도적이다. 단, 주말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평일 방문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