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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즈바 완전정복: 현직 뮤지션이 추천하는 라이브 명소 5곳과 입문자를 위한 관람 가이드

시스템 관리자 2026-01-14 7 원문
요약: 서울 재즈 신의 심장부 강남에서 펼쳐지는 라이브 공연의 세계. 15년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엄선한 재즈바 5곳과 처음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에티켓, 좌석 선택법까지 총망라했다.

밤의 강남, 색소폰 선율이 흐르는 또 다른 세계

금요일 밤 10시, 강남역 인근 한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낮의 강남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희미한 조명 아래 울려 퍼지는 베이스 라인, 드러머의 브러시가 스네어 위를 스치는 소리, 그리고 피아노 건반 위를 춤추는 손가락들.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농밀한 재즈 신이 형성된 강남의 재즈바다. 한국 재즈의 역사가 이태원과 홍대에서 시작됐다면, 그 정점은 분명 강남에서 완성되고 있다.

지난 15년간 강남 지역을 취재하며 수십 곳의 재즈바가 문을 열고 닫는 것을 지켜봤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곳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단순히 음악을 트는 곳이 아니라, 라이브 공연을 통해 관객과 뮤지션이 호흡하는 '살아있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오늘 소개할 5곳은 그중에서도 현직 재즈 뮤지션들이 직접 추천한, 음악적 깊이와 공간의 완성도를 모두 갖춘 곳들이다.

강남 재즈 신의 숨겨진 보석들: 엄선된 5곳

1. 올댓재즈(All That Jazz) - 한국 재즈의 살아있는 역사

1976년 이태원에서 시작해 현재 강남에 자리 잡은 올댓재즈는 한국 재즈바의 원조라 할 수 있다. 48년의 역사 동안 이곳 무대를 거쳐 간 뮤지션만 수천 명에 달한다. 매일 밤 9시와 11시, 두 차례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며, 주말에는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매주 수요일 '잼 세션'은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무대에 서는 특별한 시간으로, 예비 뮤지션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 주소: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94길 9 지하 1층
  • 영업시간: 화~일 오후 7시~새벽 2시 (월요일 휴무)
  • 라이브 공연: 매일 오후 9시, 11시 (2세트)
  • 가격대: 테이블차지 2만원, 맥주 1만2천원~, 위스키 1만8천원~, 칵테일 1만5천원~
  • 예약: 02-549-5701 (주말 예약 필수)
  • 교통: 신논현역 6번 출구 도보 5분
  • 주차: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시간당 3천원)

2. 에반스 라운지(Evans Lounge) - 친밀한 공간의 마법

50석 남짓한 아담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마치 뮤지션의 거실에 초대받은 듯한 친밀함을 선사한다. 빌 에반스의 이름을 딴 이곳은 그의 음악처럼 섬세하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운영자인 김현철 대표는 30년 경력의 피아니스트로, 직접 큐레이션한 뮤지션들의 공연이 매일 밤 펼쳐진다. 특히 피아노 트리오 중심의 공연이 많아, 재즈 피아노의 진수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5길 38 2층
  • 영업시간: 수~일 오후 7시30분~새벽 1시
  • 라이브 공연: 오후 8시30분 (1세트, 약 90분)
  • 가격대: 뮤직차지 3만원(음료 1잔 포함), 추가 음료 1만원~
  • 예약: 네이버 예약 또는 인스타그램 DM (@evanslounge_gangnam)
  • 교통: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 도보 7분
  • 주차: 건물 내 주차 가능 (2시간 무료)

3. 블루노트 서울(Blue Note Seoul) - 세계적 명성의 아시아 거점

뉴욕, 도쿄, 밀라노에 이어 2019년 서울에 상륙한 블루노트는 강남 재즈 신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연면적 660㎡, 200석 규모의 대형 클럽에서는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부터 국내 톱 뮤지션의 정규 공연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이 펼쳐진다. 음향 시스템은 L-Acoustics 장비를 도입해 어느 좌석에서든 최상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충분히 제공한다.

  • 주소: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21 파르나스타워 G층
  • 영업시간: 화~토 오후 6시~자정 (공연 일정에 따라 변동)
  • 라이브 공연: 오후 7시30분, 9시30분 (2세트)
  • 가격대: 공연별 상이, 테이블석 8만~15만원, 바석 5만~8만원 (음료 별도)
  • 예약: 공식 웹사이트 예매 필수 (bluenotejazz.com/seoul)
  • 교통: 삼성역 6번 출구 직결 (파르나스몰 경유)
  • 주차: 파르나스타워 지하주차장 (3시간 1만원, 발렛 2만원)

4. 재즈앤블루스(Jazz & Blues) - 정통 시카고 블루스의 성지

재즈만큼이나 블루스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1995년 개업 이래 꾸준히 한국 블루스 신을 이끌어 온 이곳은 매주 토요일 밤 '블루스 나이트'로 유명하다. 탄탄한 기타 리프와 영혼을 울리는 보컬이 어우러지는 공연은 새벽까지 이어지며, 관객들도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이곳의 전통이다. 평일에는 재즈 트리오와 쿼텟 공연이 주를 이룬다.

  • 주소: 서울 강남구 학동로42길 46 지하 1층
  • 영업시간: 월~토 오후 7시~새벽 3시 (일요일 휴무)
  • 라이브 공연: 오후 9시, 11시, 새벽 1시 (금·토 3세트)
  • 가격대: 입장료 없음, 1인 최소주문 2만원, 맥주 9천원~, 안주류 2만원~
  • 예약: 02-511-3364 (금·토 예약 권장)
  • 교통: 학동역 10번 출구 도보 3분
  • 주차: 불가 (인근 코인주차장 이용)

5. 원스어폰어타임(Once Upon A Time) - 숨겨진 스피크이지 바

간판도 없이 철제 문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이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1920년대 뉴올리언스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앤티크 가구와 빈티지 조명, 그리고 매일 밤 울려 퍼지는 스탠더드 재즈. 이곳의 시그니처는 '사이드카'와 '올드 패션드' 같은 클래식 칵테일이며, 바텐더 겸 오너인 이상우 씨는 국내 대회 수상 경력의 칵테일 명장이다.

  •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57길 22 (간판 없음, 검은 철문 입구)
  • 영업시간: 목~토 오후 8시~새벽 3시 (일~수 휴무)
  • 라이브 공연: 오후 10시 (1세트, 어쿠스틱 트리오)
  • 가격대: 칵테일 2만~3만5천원, 위스키 싱글몰트 2만5천원~
  • 예약: 인스타그램 DM 전용 (@onceuponatime_jazz), 예약 필수
  • 교통: 선릉역 1번 출구 도보 8분
  • 주차: 불가

재즈바 입문자를 위한 완벽 가이드

좌석 선택의 기술

재즈바에서 어디에 앉느냐는 경험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무대 정면 첫 번째 줄은 뮤지션의 손끝 움직임까지 관찰할 수 있어 음악을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반면 너무 가까우면 전체 사운드의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 최적의 위치는 무대에서 3~4미터 떨어진 중앙부로, 이곳에서 각 악기의 소리가 조화롭게 섞인다. 바 카운터석은 바텐더와의 대화를 즐기며 공연을 배경음악처럼 감상하고 싶을 때 선택하면 좋다.

복장과 에티켓

강남 재즈바의 드레스코드는 '스마트 캐주얼'이 기본이다. 청바지는 무방하지만, 운동복이나 슬리퍼 차림은 피하는 것이 예의다. 블루노트 서울의 경우 비즈니스 캐주얼 이상을 권장한다. 공연 중에는 대화를 최소화하고, 곡이 끝난 후 박수로 감사를 표현한다. 특히 즉흥 연주(솔로) 직후에 박수를 치는 것은 재즈 관람의 기본 매너다. 사진 촬영은 대부분의 곳에서 플래시 없이 허용되지만, 동영상 촬영은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주문의 정석

재즈바에서의 음료 선택은 분위기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위스키 온 더 록스나 버번 베이스 칵테일은 재즈의 묵직한 그루브와 잘 어울린다. 피아노 솔로 중심의 서정적 공연에는 진토닉이나 마티니 같은 드라이한 칵테일이 제격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진저에일이나 토닉워터를 추천한다. 탄산의 청량감이 긴장감 있는 재즈와 의외의 조화를 이룬다.

현지인만 아는 인사이더 팁 7가지

팁 1. 올댓재즈 수요일 잼 세션에 가면 유명 뮤지션이 깜짝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해외 투어를 마친 뮤지션들이 '워밍업' 삼아 무대에 서곤 한다.

팁 2. 에반스 라운지는 2인 테이블이 단 6개뿐이다. 데이트 코스로 계획 중이라면 최소 2주 전 예약은 필수다. 창가 자리를 요청하면 야경과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팁 3. 블루노트 서울의 '레이트 나이트 세션'(오후 11시 이후)은 정규 공연보다 티켓 가격이 30~40% 저렴하다. 같은 뮤지션의 공연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기회다.

팁 4. 재즈앤블루스에서 공연 후 뮤지션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질 수 있다. 새벽 1시 이후 무대가 끝나면 뮤지션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어울리는 것이 이곳의 문화다.

팁 5. 원스어폰어타임은 '비밀번호'가 있다. 예약 확정 시 안내받는 번호를 입구 인터폰에 입력해야 문이 열린다. 이 경험 자체가 방문의 재미를 더한다.

팁 6. 대부분의 재즈바는 첫 세트(7시~9시)가 가장 붐빈다. 여유롭게 공연을 즐기고 싶다면 두 번째 세트를 노려라. 늦은 시간일수록 뮤지션들의 연주가 더 자유로워지는 경향도 있다.

팁 7. 매년 5월과 10월에 열리는 '강남 재즈 페스티벌' 기간에는 각 재즈바에서 특별 공연과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이 시기에 맞춰 방문하면 평소보다 풍성한 라인업을 만날 수 있다.

재즈, 왜 지금 강남인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강남의 재즈 신은 오히려 성장했다. 2020년 30여 곳에 불과하던 재즈 공연장이 2025년 현재 50곳을 넘어섰다. 한국재즈협회 김성민 사무총장은 "사람들이 디지털 피로를 느끼면서 '라이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강남 재즈바의 주 고객층은 30~40대 직장인에서 20대 후반까지 확장됐다.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가 90분간 한 자리에서 공연에 집중하는 경험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재즈는 더 이상 '어른들의 음악'이 아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소울>과 영화 <라라랜드>, <위플래쉬>를 통해 재즈를 접한 젊은 세대가 실제 라이브 공연장을 찾고 있다. 강남의 재즈바들도 이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스탠더드 재즈뿐 아니라 힙합과 R&B를 결합한 퓨전 재즈, 전자음악 요소를 가미한 일렉트로 재즈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낯선 곳에 들어서는 긴장감, 처음 듣는 곡의 멜로디를 따라가는 집중, 즉흥 연주의 예측 불가능한 전개에서 오는 짜릿함. 재즈바에서의 밤은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경험이다. 오늘 밤, 강남 어딘가의 지하 계단을 내려가 보라. 그곳에서 당신만의 재즈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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