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밤, 청담동 하늘 위에서 완성되다
해가 지고 도심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할 때, 청담동의 루프탑 바들은 비로소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지상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각도로 펼쳐지는 서울의 스카이라인, 그 위로 흐르는 재즈 선율, 그리고 바텐더가 정성스레 만들어내는 칵테일 한 잔. 이것이 바로 수많은 사람들이 청담동 루프탑을 찾는 이유다.
강남 지역을 15년간 취재해온 기자로서, 수십 곳의 루프탑 바를 직접 방문하고 분석했다. 단순히 '뷰가 좋다'는 평가를 넘어, 칵테일의 완성도, 서비스 퀄리티, 분위기의 조화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한 결과물이다. 2026년 1월 현재, 청담동에서 진정으로 방문할 가치가 있는 루프탑 바 5곳을 엄선했다.
1. 스카이라운지 청담 – 한강 뷰의 정석
압도적인 파노라마 뷰
청담대교와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스카이라운지 청담은 청담동 루프탑 씬의 클래식으로 통한다. 지상 18층, 해발고도 약 85미터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서울이 왜 세계적인 도시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특히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의 조명이 물에 반사되는 풍경은 이곳만의 시그니처다.
바텐더 김준혁 씨(경력 12년)가 직접 개발한 '한강 선셋'은 이곳의 필수 주문 메뉴다. 유자 리큐어와 자몽 비터스, 샴페인을 블렌딩한 이 칵테일은 서울의 노을빛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은 28,000원으로 청담동 기준 합리적인 편이다.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62길 21, 청담타워 18층
- 영업시간: 월-목 18:00-01:00, 금-토 18:00-02:00, 일 17:00-24:00
- 가격대: 칵테일 25,000-38,000원, 와인 글라스 18,000-45,000원
- 예약: 02-545-8890 또는 네이버 예약
- 교통: 청담역 1번 출구 도보 7분
- 주차: 건물 내 지하주차장 2시간 무료(이후 10분당 1,000원)
인사이더 팁: 금요일 저녁 7시 30분경 방문하면 일몰과 야경 전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창가석은 최소 3일 전 예약 필수다.
2. 루프 167 – 프라이빗 데이트의 성지
은밀한 분위기의 완성
청담동 골목 사이에 숨어있는 루프 167은 아는 사람만 찾는 시크릿 스팟이다. 총 좌석 수가 28석에 불과해 언제나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6층 건물 옥상에 위치해 고층 루프탑만큼의 압도적 뷰는 아니지만, 청담동 거리의 불빛과 멀리 보이는 롯데타워 조망이 아늑한 감성을 선사한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칵테일 페어링 코스에 있다. 5종의 칵테일을 작은 애피타이저와 함께 맛보는 '루프 코스'(1인 85,000원)는 2시간의 여정처럼 구성되어 있다. 시작은 가볍고 상큼한 진 베이스로, 마무리는 깊고 묵직한 위스키 베이스로 끝난다. 바 매니저 이서연 씨는 "단순히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을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67길 14, 167빌딩 루프탑
- 영업시간: 화-일 19:00-01:00 (월요일 휴무)
- 가격대: 칵테일 32,000-48,000원, 페어링 코스 85,000원
- 예약: 카카오톡 채널 '루프167' 전용 (전화 예약 불가)
- 교통: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 도보 12분
- 주차: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도보 2분 거리 공영주차장 10분당 600원)
인사이더 팁: 테이블 간격이 넓어 대화 내용이 들리지 않는 구조다. 프로포즈 장소로 자주 활용되며, 사전 요청 시 꽃장식 세팅(별도 비용)도 가능하다.
3. 엘리베이트 청담 – 트렌드세터들의 아지트
청담동 패션피플의 선택
명품 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엘리베이트 청담은 패션, 연예, 금융계 인사들이 자주 찾는 핫플레이스다. 인테리어는 뉴욕 미트패킹 지구의 루프탑 바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콘크리트와 철제 구조물, 그린 플랜트가 조화를 이룬다. 무엇보다 포토존이 압도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어 SNS 콘텐츠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시그니처 칵테일 '블랙 청담'은 숯을 인퓨징한 보드카에 라벤더 시럽과 레몬을 더한 독특한 조합이다. 검은색 비주얼이 인상적이며 은은한 훈연 향이 뒤따른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해외 유명 DJ가 출연하는 이벤트가 열려 파티 분위기로 전환된다.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79길 30, 청담스퀘어 루프탑
- 영업시간: 수-일 20:00-03:00 (월-화 휴무)
- 가격대: 칵테일 30,000-55,000원, 샴페인 보틀 350,000원~
- 예약: 02-511-7890 또는 테이블 예약 앱 '캐치테이블'
- 교통: 압구정로데오역 3번 출구 도보 5분
- 주차: 발렛파킹 20,000원
인사이더 팁: 수요일은 상대적으로 한산해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주말 입장은 예약 없이 불가능하며, 드레스코드(스마트캐주얼)가 있다.
4. 달빛정원 – 한옥 감성의 루프탑
동양과 서양의 조화
청담동 한복판에서 한옥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달빛정원은 4층 건물 옥상에 한옥 정자와 정원을 재현한 독특한 콘셉트의 루프탑 바다. 대들보와 기와, 전통 석등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마시는 칵테일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 체험이 된다.
이곳의 칵테일은 한국 전통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오미자와 진을 베이스로 한 '오미자 마티니'(29,000원), 막걸리와 샴페인을 블렌딩한 '막샴'(35,000원), 인삼 인퓨징 위스키로 만든 '삼신'(42,000원) 등이 대표 메뉴다. 특히 외국인 접대나 해외 바이어 미팅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58길 8, 갤러리아빌딩 4층
- 영업시간: 매일 18:00-24:00
- 가격대: 칵테일 29,000-50,000원, 전통주 페어링 세트 120,000원
- 예약: 02-517-2345
- 교통: 청담역 8번 출구 도보 3분
- 주차: 건물 내 주차 1시간 무료, 추가 시간당 4,000원
인사이더 팁: 보름달 뜨는 날에는 '달빛 스페셜' 메뉴가 출시된다. 매달 음력 15일 전후로 방문하면 한정 메뉴를 맛볼 수 있다.
5. 테라스 아뜰리에 – 미쉐린 감성의 칵테일
바텐더의 예술이 펼쳐지는 무대
청담동 루프탑 바 중 가장 '전문가 지향적'인 곳을 꼽으라면 단연 테라스 아뜰리에다. 헤드 바텐더 박민호 씨는 아시아 바텐더 챔피언십 2024 우승자로, 그의 칵테일은 단순한 음료를 넘어 하나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2석의 바 좌석에서 바텐더의 퍼포먼스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시그니처 메뉴 '아뜰리에 오마카세'는 손님의 취향을 파악한 후 즉흥적으로 4잔의 칵테일을 만들어내는 코스다. 가격은 120,000원으로 저렴하지 않지만,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니아층이 두텁다. 루프탑 공간은 별도로 분리되어 있어 칵테일을 받은 후 야외에서 야경과 함께 즐길 수 있다.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85길 26, 청담아트홀 5층
- 영업시간: 목-토 19:00-02:00 (일-수 휴무)
- 가격대: 칵테일 45,000-70,000원, 오마카세 코스 120,000원
- 예약: 02-549-9012 (예약 전용, 최소 1주일 전 권장)
- 교통: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 도보 8분
- 주차: 발렛파킹 무료 (1팀 1대 한정)
인사이더 팁: 첫 방문이라면 바 좌석을 예약해 바텐더의 기술을 직접 관람하길 추천한다. 단골이 되면 본인만의 레시피를 개발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청담동 루프탑 바, 현명하게 즐기는 법
방문 전 체크리스트
청담동 루프탑 바는 대부분 프리미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2인 기준 칵테일 4잔과 간단한 안주를 주문하면 평균 20만 원 내외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서울 최고 수준의 야경과 분위기, 칵테일 퀄리티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소비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방문 시 몇 가지 팁을 기억해두면 좋다. 첫째, 주말 저녁은 반드시 예약이 필수다.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은 일주일 전에도 예약이 마감되는 경우가 흔하다. 둘째, 대부분의 루프탑 바가 스마트캐주얼 이상의 드레스코드를 운영한다. 슬리퍼나 반바지 착용 시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셋째, 야외 공간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히터가 있어도 외투를 챙기는 것이 좋다.
계절별 최적의 방문 시기
루프탑 바의 진가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봄(4-5월)과 가을(9-10월)은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기 가장 쾌적한 시기로,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여름에는 선선한 바람을 즐길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대비해야 한다. 겨울에는 한산해지는 대신 프로모션이 많아 가성비 있게 즐길 수 있다.
청담동의 밤은 루프탑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번화한 거리의 소음은 발아래로 밀어내고, 도시의 불빛을 안주 삼아 마시는 칵테일 한 잔. 그것이 바로 서울이라는 도시가 선사하는 가장 세련된 밤문화가 아닐까. 오늘 저녁, 청담동 하늘 위로 올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